전주시 원도심에 담긴 근대역사의 기억을 나누는 토크콘서트 ‘서문의 시선’ 세번째로 지난 6일에 전주다가인에서 전주근대의료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번 이야기는 전주예수병원과 조선총독부 전주자혜의원이 지역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근대의료 활동을 통해 섬겨온 전주의 근대의료 풍경을 전주 시민들과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전주근대의료이야기에서는 서양근대의료가 전주에서 지닌 사회문화 차원의 의미와 의료근대화에 대해 김재상 전북근현대문화융합 대표(전주시미래유산보존위원회 위원)와 김천식 박사(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가 대담 형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었다.

이날 김재상 대표는 조선총독부 전주자혜의원의 의료에 대해, 김천식 박사는 대표적인 근대의료기관이었던 전주예수병원의 의료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각각 나눴다.

이들은 근대 개항기 시절을 배경으로 하여 전주예수병원의 역사와 전주자혜의원의 역사에대해 짧은 발제를 마친 후, 두 근대의료기관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살피며 토크콘서트를 이어갔다.

특히 이들은 세균이론, 실험방법, 의료기술, 병원임상, 보건위생, 여성의학, 의료전문화 등을 근대의료의 특징으로 손꼽았다.

김재상 대표는 “전주예수병원과 전주자혜의원은 모두 세균이론에 바탕을 둔 의술을 보여주었으며 현미경 등을 활용할 병리실험을 시행했다”며 “병원건물 안에서 내원한 환자와 입원 환자 대상으로 항생제, 소독제, X-선 촬영과 같은 새로운 의료기술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이들은 “전주예수병원은 전북의 보건위생사업을 위해 위생교육을 펼치며 방방곡곡을 찾아다녔지만 조선총독부는 위생경찰과 공의를 통해 보건위생사업을 펼쳤으며, 이를 명분으로 식민 통치와 감시라는 목적을 달성했다”고강조했다.

또, 이들은 “전주예수병원은 여성의료진을 확보해 여성 환자에 대한 다양한 치료와 간호서비스를 시행하여 여성의 의료주체로 등장하는 마당을 열었다”며 “반면 전주자혜의원 의료에서 여성은 의료주체가 아닌 의료식민대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전주예수병원과 전주자혜의원의 근대의료활동의 차이점의 원인에 대해 김천식 박사는 “두 의료기관의 의료목적에서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전주예수병원은 기독박애사상을 배경으로 한 의료활동이 목적이었다”며 “반면 전주자혜의원은 조선식민통치가 목적이었다”라고 했다. 일제에 의한 근대화에 대해 김 대표는 “의료분야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이 근대화되었다는 사실 증거를 찾기가 어렵다”면서 “사실상 전주자혜의원은 조선 의료근대화보다는 전주와 전북에 머무는 일본인을 위한 의료 기관이었기에 자혜의원을 찾는 조선인은 매우 적었다. 조선은 자혜의원을 통해 근대의료화가 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2019 전주시 원도심 도시재생 주민공모 선정사업 일환으로 진행됐으며,전주다가동이야기와 전주서문교회이야기, 전주근대의료이야기를 통해 근대시기 전주 원도심안에 형성된 다양한 전주 문화에 대한 기억을 나누는 추억의 시간이었다.

전북근현대문화융합사업협의체는 지난 8월 23일부터 ‘서문의 시선’을 통해 원도심에 담긴 전주시 기독근대문화를 전주시민들에게 알려왔다. 아울러 교회사 입장에서 전주기독근대문화를 바라보는 기존 관점과 달리, 전주시 사회와 문화의 관점에서 전주기독근대문화가 지닌가치를 전주시민들과 함께 나누며 전주의 미래문화가 지녀야 할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임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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